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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ha's territory
목수정이란 사람을 처음 알게 된 건, TV에서 본 다큐멘터리였다. 주로 ?살 차이나는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으며 살고 있다- 와 '문화정책' 이라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분야를 프랑스에서 공부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였던 것 같다. 그 사람이 쓴 책이 있다는 걸 알고 읽어보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때쯤 '정명훈과 국립오페라단 사건' 에 관련되었던 사람이 이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내가 처음에 읽었던 기사에 그녀의 이름이 없었던 건지, 아니면 그냥 스쳐지나갔는지도 모른다. 정명훈씨 관련 사건과 관련하여 사람들이 정명훈을 욕하다가도 목수정씨에 대해 말이 많았던 건, 그녀가 정명훈의 언행을 나름 권력을 가진 자의 만행으로 해석하기보다는 가부장적인 한국 남자의 행동으로 해석했기 때문이었던..
멸종 - 로버트 J. 소여 지음, 김상훈 옮김, 이부록 그림/오멜라스(웅진) 표지가 약간 유치해서 불만이었지만, 직업병때문에 내용과 제목이 흥미로워서 지른 책. 물론 다른 사람들의 재밌다는 평도 한몫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두 고생물학자가 공룡 및 대형 파충류들이 대부분 멸종한 백악기(Cretaceous)와 삼첩기 (Tertiary)의 경계인 K-T boundary (C가 아니고 K인 이유는 Carboniferous, Cambrian 등 C로 표기하는 시기가 많기 때문에 독어로 Kreide의 K를 따서 표기하기 때문이다)로 시간여행을 해서 공룡이 왜 멸종했는지를 알아본다는 내용이다. 나는 아이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경로를 크게 별자리와 공룡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다), 그..
그녀에게 말하다 - 김혜리 지음/씨네21 씨네21에 실렸던 작가, 배우, 디자이너, PD, 영화감독, 사진작가, DJ 등의 인터뷰 모음집. 인터뷰를 모아 책으로 만들 생각을 하다니, 이 자체가 참 참신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비교적 생소한 장르(?)이기도 하고, 내가 잘 모르는 사람들의 잘 모르는 이야기라, 한 챕터씩 읽는 것이 즐거웠다. 사실 내용 자체는 그다지 가볍지는 않다. 그들의 말을 한마디 한마디 되새기며 읽는다면. 이름과 얼굴 정도만 아는 유명한 사람도 있고 잘 모르는 사람도 있었지만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인터뷰 앞에 실린 짧은 글과 잘 짜여진 인터뷰 내용만으로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았다. 던지는 질문 하나하나가 잘 구성되어있고, 한 방향에 치우치거나 하는 일도 없었던 덕분이라..
진중권의 이매진 진중권 씨가 에 연재했던, 영화에 대한 담론을 엮은 책. 담론이란 말이 한자로 뻔하긴 하지만 왠지 낯설어서 국어사전을 찾아봤더니,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논의함' 이라고 한다. 그냥 말 그대로 영화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쓴 글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처음에 이 코너의 기획의도는 '영화의 바깥에 있으면서도 안쪽으로 간섭을 하는 글쓰기' 였다고 한다. 여러 영화들을 다루고 있는데 영화 기법이나 그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감독)이 어떤 의도로 이런 영화를 만들었는 지에 대해 글쓴이 나름의 의미를 찾아보는 게 주된 내용이다. 철학이나 미학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익숙하지는 않지만, 이해하기에 별로 어렵지는 않다. 물론 나는 무식한 이공계 학생이라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한다기보다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