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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ha's territory
구약 성경 어딘가에 (아마 창세기가 아닐까 싶다) 바벨탑을 건설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과학 기술도 발달(나름대로;?)하고 자신감을 가지게 된 인류는 하늘에까지 닿을 수 있는 높은 탑을 쌓으려고 한다. 어릴 때 이 이야기를 처음 읽었을 때에는, 왜 하늘에 닿는 탑을 쌓는 것이 신에 대한 불경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었고, 지금도 그냥 쌓고 싶어할 수도 있지 않나 싶지만 그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불경스러운 일이라고 치도록 하자. 어쨌든, 그에 신이 화를 내며 모든 사람이 각자 다른 언어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 이야기에 나오는 의사소통에 의한 혼란과 공포를 머리에 계속 떠올렸다. 책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멕시코에 놀러간 두 쌍의 미..
마빈님 블로그 (이분은 나의 존재를 아마 모르실듯....L군 블로그에서 보고 스토킹하고 있다)에서 보고 혹한 책. 이분 나랑 취향이 상당히 비슷하신 것 같다. 일단 스릴러를 아주 좋아하신다. 나는 영화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일단 스릴러라면 무조건 혹하는 편이다. 가끔 공포와 스릴러를 동시에 추구하는 책이나 영화들이 많은데, 공포를 지향하는 이야기들은 대개 무지에서 비롯되는 공포심을 유발하기 때문에 딱 질색이다. 개연성이 있고 논리적인 이야기가 좋다. 다만 스릴러에는 살인과 음모가 판치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 상황이 일어나는 것은 참 끔찍한 일일텐데, 대리만족인지 그런 이야기를 읽는 것은 참 재미있다. 요즘에는 편식하지 않으려고도 하고, 항상 책 얘기를 같이 하는 사람들의 취향에도 약간 물들어서 이것저것 ..
쉽게 읽히지 않는, 감성적이기는 하지만 나름 깊은 생각을 담고 있는 독서기. 어떤 책 하나하나를 놓고 말하기 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책의 구절이 생각난다-는 식으로 엮었다. 글쓴이의 멋진-내가 무미건조하게 쓰기 때문에 좀 낯설긴 했지만- 글솜씨와, 접해보지 않은 여러 책들의 소개에 즐겁게 읽었다. 그녀의 책 사랑이 느껴지기도 했고. 책장이 쉽게 넘어가는 책은 아니고, 천천히 한번에 한 챕터씩 읽기에 좋은 책 같다. 얼마나 많은 책을 읽으면 이런 책을 쓸 수 있을까. 다치바나 다카시씨가 '피와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되는 100권' 에서 텍스트의 입출비에 대해서 얘기했던 것 같은데 (10을 읽으면 1이 써진다든가 하는..), 이 사람들의 출력물을 보면 입력된 책은 도대체 얼만큼인지 상상도 ..
이제 4권쯤 되니 두근두근함은 좀 줄어드는 것 같다. 예약판매할때 신나서 예약해놓고서 막상 책이 왔을 때는 '어, 산 거 없는데' 라고 생각할 정도였던 4권. 요즘 너무 바쁘기도 했고, 실용서들도 좀 읽던 터라 (실용서는 몇 장 읽다가 끊기가 좋다) 읽는데 아주 오래 걸렸다. 오죽하면 훨씬 뒤에 산 L군에게 추월당했을 정도. 첫부분 한참은 좀 지겨웠는데, 막상 전개되고 나니 무척 빠르게 읽혔다. 전에는 테메레르만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권에서는 대부분의 용들이 다 귀엽게 말한다. //ㅁ// 귀여운 것들.. 이 책에서 나오는 용과 비행사의 관계는 서로에게 완전히 무조건적으로 헌신적이어서, 현실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관계인 것 같다. 군인에게 가장 큰 죄를 저지르게 하는가 하면, 둘 중 하나가 죽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