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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ha's territory
'페인티드 베일'이라 이름붙어 개봉했던 영화의 원작, 서머셋 몸의 인생의 베일을 읽었다. 예전에는 책을 보고 영화를 보는게 보통이었는데 (대개 순서가 그러하므로), 요즘에는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는 경우가 종종 있다. 책은 묘사가 워낙 자세하여 그걸 영화로 보게 되면 보는 내내 '아 이 장면을 저렇게 찍었구나' 라는 생각만 주로 들어서, 영화를 보고 책을 보는게 오히려 낫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는 이것저것 생략되어 있는 경우도 많으므로 상상력을 발휘할 기회도 주어진다고나 할까; 이 책의 경우도 그렇고 책과 영화가 내용이 약간 다른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하다못해 책에서는 홍콩이 영화에서는 상해로 둔갑하게 된다.) 처음에 영화의 제목만을 보고서, L군과 '페인티드'가 도대체 무엇인지 painted, ..
백만년 전에 L군에게 빌려온 한니발을 며칠 전 다 읽었다. 한니발라이징이 나올 때쯤 빌린 거니까 무려 5개월 전 -ㄱ- 에 뭐 어쨌든...무척이나 잔인함에도 불구하고 재미있었다. 살인장면이나 음모를 생생하게 묘사하는 한편, 각각의 캐릭터들도 잘 살아있다는 게 토머스 해리스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렉터 같은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 부터가 쉽지 않지만.. 렉터 박사의 두뇌명석함이나 폭넓은 학식이 부럽기도 하고, 학식이나 고상한 취향과 인간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도 다시금 하고.. 예전에 집에서 Hope님과 같이 본 '한니발' 영화는 상당히 조악했던 기억인데 하다못해 클라리스 스탈링 역할의 줄리언 무어도 너무 어색하고 안 예뻤다. 그리고 내 기억이 잘못된 건지는 몰라도 마지막 장면도 좀 달랐던 것 같..
이 책을 갖고있은 지는 오래되었는데 며칠 전 겨우 펴들기 시작하여 금새 읽어버렸다. 사실 요며칠 사이의 수면부족은 갑작스레 부과된 일들과 새롭게 벌인 일 때문도 있지만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그렇게까지 피곤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지만 이런 류의 책은 읽다가 덮기가 너무 힘들다. 내가 책을 읽느라 날이 밝아오는 것을 처음 본 건, 중학교 1학년 때 '장미의 이름'을 읽으면서였는데 물론 그 때처럼 어렸거나 다음날이 쉬는 날이라면 상관없겠지만 평일에 새벽까지, 그것도 흡혈귀를 다루는 이야기를 읽고서 침대에 누워 잘 오지 않는 잠을 청하고 나면 무척 피곤하다. 방금 위에 썼듯이, 그리고 다들 알고 계시듯이 이 이야기에는 흡혈귀가 등장한다. 좀더 제목을 자극적으로 붙이려 했다면 '드라..
다잉 인사이드의 작가 로버트 실버버그의 작품. 다잉 인사이드가 그의 최고 작품이라는데 개인적으로는 두개골의 서가 훨씬 좋았다. 영생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지만 죽음을 다루고 있다는 것에 끌렸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책의 내용보다도 더 마음에 들었던 것은 서문의, 작가가 SF의 정의에 대해 서술한 내용이다. SF가 무엇인지에 대해 꽤 전부터 모호하다는 느낌을 받았던지라, 그 글이 완전히 명쾌하지는 않았지만 SF라는 장르의 경계를 이해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었다. SF라는 장르의 경계에 대해 의문점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이 서문이 무척 마음에 들 것이다. (사실은 이 서문을 읽으면서 L군한테 '근데 SF가 뭐의 약자지? Scientific Fantasy?' --; 라고 말했던지라... 그 의문은 매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