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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olution No.3

suha 2006. 5. 15. 12:17
GO 이후 L모님이 사들이신 가네시로 가즈키 책들 중 하나.
재밌다길래 어젯밤 집어서 다 읽고 자버렸다.

신주쿠의 삼류(?)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주인공과 일당들은 1학년 때 생물선생님의 '너희들의 유전자풀에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는 말에 감명받아 'The Zombies'란 그룹을 결성하고 근처의 유명한 여고의 학원제에 습격을 시도하지만 두번째 실패하고 마지막을 준비하는 상태다.

이 사람은 문장 하나하나가 무척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오랜만에 공부 잘하는 유전자를 만난 너희들의 유전자는 기뻐 날뛰면서 전혀 새로운 유전자를 창조할 수도 있다. 라든가..
'이기적인 유전자'를 위시하여 유전자에 관한 많은 해석들이나 생물학적 결정론 관점은 싫어하는 것이지만, 그건 계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전에 누군가가 '주변에 있는 남자들의 유전자풀의 질이 점점 저하되고 있다' 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서 얼마나 우습던지.

GO에서는 재일한국이라는 특이한 상황에 초점이 맞추어졌다면, 이 책은 학창시절 자체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달까. 오빠한테 들어서 남고의 현실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ㅇ_ㅇ 아니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 남자애들 정말 저런거였나..머엉. 초 단순하지만 재밌는 애들이군..
어제 낮에 들은, 중학교 졸업식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아가씨가 오니까 남자애들이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고 환영했다는 얘기가 오버랩되더라. -ㅁ-

어쨌건 희망을 북돋워주는 말들이 가득 담겨있어서,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에게는 정말 기분좋은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맞이해야 할 현실이라면 좀더 적극적으로?
하지만 앞서 두 번의 좌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만 된다면 세상이 참 쉽게 풀리겠구나 하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다; 어쨌든 부딪혀 보는거다! 라고 이렇게 명쾌하게 말해주는 건 기분좋았지만.

"너는 고된 인생을 살지도 모르겠다. 상처받아 좌절하는 일도 있겠지. 하지만 무슨일이 있어도, 끝까지 춤추는거야."

끝까지 춤추는 거야.
행복이란 욕망이 정지하고 고통이 소멸된 패배의 상태에 지나지 않아.

덧: 그렇지만 같은 작가의 '연애소설'은 그냥 그랬다 :)
그러고보면 요즘 읽는 책들은 대부분 L모님의 소유인 것 중 뽑아 읽는 것 + L모님이 읽고 추천하는 것. 그리고 내가 알아서 읽는 것 극소수.
요즘엔 밤에 영화보기가 힘든 때문인지 책 >>영화.
그러고보니 언젠가부터 Prison Break도 안보고 있다.

2006년의 책 27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