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ha's terri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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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015/Daily life

사랑니

suha 2006. 6. 30. 13:23
고등학교 때인가 잇몸이 부어서 사랑니인가 하고 치과에 갔었는데,
간호사가 무지막지한 힘으로 폴라로이드 필름같은 것을 내 입안에 쑤셔넣어 상처를 내고는 X-ray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서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다. 사랑니가 아예 없다고.
부은 잇몸은 찢어서 소독을 하는 방식으로 치료해 주었다. 그렇지만 잇몸의 상처보다 필름에 찢긴 상처가 더 오래갔다. 그리고 잇몸이 부었던 원인은 나중에 밝혀졌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나에게 사랑니가 없다고 믿었다.

오늘 치과에 갔는데 잇몸이 부었다고 하니 X-ray를 찍자고 해서 좀 놀랐다. 굳이 X-ray까지 찍을 필요가 있냐고 물었더니, 말을 은근슬쩍 돌리면서 어쨌든 계속 찍자는 식이었다. 그래서 입 주위 전체 X-ray를 찍었는데....

사랑니가 있었다. -_-
그것도 얌전하게 90˚ 누워있는 상태로 양쪽 어금니를 압박하고 있었다.
의사선생님 왈 신경관과 닿아있어서 뽑으려면 뼈도 제거해야 되고 대수술이 될 거 같다고 -ㅇ-
뭐, 아직까지 아픈 적 없으니까 아프면 해도 되지 않냐고 말했더니 그건 사랑니의 고통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나.

하여간 묘한 기분이다. 사랑니가 아직 말썽을 피우는 건 아니라서 걱정은 안 해도 되지만, 수두에 안 걸린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던 Hope님이 수두에 걸렸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조금 알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