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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는 누구? 본문

시체는 누구?

suha 2008. 6. 2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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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의 책 소개-애거서 크리스티의 강력한 라이벌이며 그 외 어쩌구 저쩌구...-와 강렬한 제목에 힘입어 읽어보게 되었다. 그러고보니 판타스틱은 지름을 상당히 조장하는 것 같다. 하나 지르면, 그 하나가 몇 배의 지름을 꾀한달까... -ㅂ- exponential 하지만 않기를 바랄 뿐이다. 물론, 요즘 알뜰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꽤 신간인데도 이미 들어와 있는걸 보면, 역시 학교 도서관에는 별별 책들이 많다. 아마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읽고 싶은 책들을 우선 사는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도서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줄거리는 대충 요약하자면 어떤 사람의 집에서 갑자기 시체가 발견되었는데, 갖고있는 거라고는 달랑 황금 코안경 뿐이고, 신원도 알 수 없고 집주인이나 기타 다른 인물과 전혀 인연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 여기서 돈도 많고 똑똑하고 할 일 별로 없는 피터 윔지 경이 등장해 사건의 전모를 풀어간다.

그냥 별 생각없이 읽었는데, 라이벌이라는 말 자체가 비슷한 걸로 경쟁을 한다는 뜻이기도 하니.... 시대도 그렇고 배경도 비슷해서 그런지, 애거서 크리스티와 꽤 비슷한 느낌이었다. 문체도 좀 장황하고. 나는 이쪽 보다는 흔한 코난 도일이나 앨러리 퀸이나 체스터튼 쪽이 더 좋은데, 그래도 매우매우 전지적이고 거만한 에르큘 포와로 보다는 피터 윔지 경이 훨씬 친근하게 느껴졌다. 가끔 이런저런 작품을 패러디해서 표현한 문장들이 있었는데, 주석이 없었으면 절대 알 수 없었겠지만 작가가 상당히 위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주석들을 읽을 때도 느꼈던 거지만 가끔 원서로 읽고, 그 배경까지도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그건 그 시대의 배경도 잘 알아야 하는 것 같다;; 좀 특이하다면 범죄 심리를 분석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살인의 해석' 에서도 그랬지만 재미 없어서 대충 넘겨버렸다. 작가가 신학자라는 점은 그닥 마음에 들지 않지만, 다른 것도 좀더 읽어볼까 한다.

+ 책 읽다가 한창 보드게임할 때 해봤던 'Pit' 이란 게임이 무려 100년도 넘은 게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1903년에 만들어졌다고...; (어쩐지 소가 만능일 때부터 알아봤다...) 그러고보니 고스톱은 언제 만들어진 놀이일까......- -;

2008년의 책 그 83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