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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의 임무 - 할 클레멘트 본문

중력의 임무 - 할 클레멘트

suha 2012. 7. 2. 23:17

".... 난 항상, 소설 속에서 제기된 문제가 마지막 장(chapter)에 이르러서야 반중력이라든지, 시간 여행, 혹은 죽은 자의 부활 같은 방식으로 해결되어 버리는 것을 볼 때마다 속은 듯한 느낌을 받곤 했다. 그런 문제들은 적어도 충분한 전개 과정을 거쳐야 하며, 독자가 이야기 전개에 맞추어 결말을 예측하려 하기 전에 알려 주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항상, 물론 틀릴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느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나는 항상 제대로 써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중력의 임무>에서, 나는 이 게임을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 공정하게 운영하려고 노력했다."

SF나 판타지와 같은 상상력이 많이 요구되는 장르만이 아니라 추리소설이나 스릴러를 보면서, 하다못해 드라마를 보면서도 (반중력이나 시간여행 같은 방식은 아니라도) 종종 이것저것 다 벌여놓고 뜬금없이 결말을 지어서 실망스러운 일이 많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작가가 밝혔듯 상당히 충분한 전개 과정을 거쳤는데, 그동안 실망하면서도 뜬금없는 결말에 익숙해진 탓인지 너무 건전하고 정직한 - 사실 뻔한 얘기이긴 했는데 좀더 상상력을 넣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 결말 덕분에 약간 김이 새더라 :) 

이 소설은 하드 SF의 모범적인 사례로 종종 언급되는데, 제목에도 나오듯 한 행성의 중력과 그에 따른 대기나 해양 환경의 조건을 꼼꼼하게 다뤘다. 지구과학 전공자라 세부 내용을 꼼꼼히 읽으면서도 크게 지루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부 내용을 생각하기 시작하면 지루해할 것 같다. 꼼꼼히 읽느라 그랬는지, 중간에 지루해져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시간도 상당히 걸렸다. 나에겐 나름 흥미로운 내용이었지만 아무에게나 선뜻 추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드 SF는 아무래도 마이너한 하위장르로 남을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