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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End of an Era

suha 2009. 4. 30. 12:42
멸종멸종 - 8점
로버트 J. 소여 지음, 김상훈 옮김, 이부록 그림/오멜라스(웅진)

표지가 약간 유치해서 불만이었지만, 직업병때문에 내용과 제목이 흥미로워서 지른 책. 물론 다른 사람들의 재밌다는 평도 한몫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두 고생물학자가 공룡 및 대형 파충류들이 대부분 멸종한 백악기(Cretaceous)와 삼첩기 (Tertiary)의 경계인 K-T boundary (C가 아니고 K인 이유는 Carboniferous, Cambrian 등 C로 표기하는 시기가 많기 때문에 독어로  Kreide의 K를 따서 표기하기 때문이다)로 시간여행을 해서 공룡이 왜 멸종했는지를 알아본다는 내용이다.  

나는 아이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경로를 크게 별자리와 공룡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난 둘 다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과학을 좋아했던 것 같다. -_- 어쨌든 공룡은 지구 온난화가 큰 이슈가 되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지질학 분야에서 거의 유일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량멸종은 페름기 말에도 있었고 오르도비스기 말에도 있었는데, K-T boundary가 큰 관심사가 되는 것도 그런 이유가 꽤 크다고 본다. 물론 가장 최근의 대량멸종이기 때문에 남아있는 흔적도, 연구할 거리도 많기는 하지만.

1/3쯤 까지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 이유는 나의 직업병 때문이다 -.- 옮긴이의 말에 보면 작가는 원래 고생물학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는데, 확실히 지금까지의 K-T boundary에 대한 가설이나 해석이 학자들의 이름까지 인용하면서 꽤 정확하게 기술되어 있다. 2학년 때인가, 지사학 시간에 나의 발표 주제가 K-T boundary였는데, 그 때 나는 거의 정설화된 운석충돌이 아닌 화산활동이 대량멸종의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었다. 담당 교수님은 좀 당황하셨지만, 문헌들만 봐서는 그게 더 타당해 보였다. 하하하  -_-;  사실 어떤 가설로도 조금씩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게 무엇이냐_라고 이야기하는게 더 정확하겠지만. 그러고보니 그 주제를 정할 때 친했던 선배가 그게 재미있을 거라고 해서 별 생각없이 정했었는데, 정말 재미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그 선배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연락은 잘 안하지만 ^^;;

어쨌든 1/3까지는 꽤 재미있게 읽었고, 작가도 운석충돌설에 회의를 느끼고 있는 것 같아 좀 반가웠는데, 갑자기 '헤트'라는게 등장하면서부터 상당히 옛날 SF스러운 상상력이 동원되어 좀 아쉬웠다. 결말도 약간 아쉬웠지만, 공룡의 묘사나 주인공의 심리묘사 같은 부분은 꽤 재미있었다. 한마디로 읽어볼 만 했음.

+ 책의 띠지에 좀 재미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나에게만 그렇게 보였던 건지), 사진을 못 찍어서...........조만간 사진을 올려보도록 하겠다.

2009년의 책 그 23번째
http://pinkishcat.cafe24.com/t2009-04-30T03:41:510.3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