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ha's territory
죽은 자들이여 일어나라 본문
어쩌다보니 요즘 추리소설을 자주 읽게 되었는데, 이번에 읽은 것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추리소설은 일단 읽기 시작하면 손을 놓고 싶지 않아지고, 줄거리를 따라가는 것 외에 다른 잡생각이 몰려들지 않기 때문에 쉬고싶을 때 좋다. 프레드 바르가스라는 필명을 쓰는 이 작가는 무려 '프랑스 추리소설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갖고있다고 한다.
줄거리는 아주 간단히 요약하자면 '수렁에 빠진' 선사시대 연구자 - 중세시대 연구자 - 1차대전 연구자 - 타락한 전직 형사가 경제적 사정으로 한집에 모여살게 되었는데, 이웃에 사는 아줌마가 알고보니 왕년에 날리던 오페라 가수였고 그 아줌마의 고민을 들어주다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ㅁ- 뭐 모든 추리소설이 그렇듯 이상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그걸 해결하려고 모두가 애쓰게 된다.
최근에 세 권이나 읽었던 할런 코벤의 소설들이 잔인하고 치밀하며 여러 개의 장치를 갖고 있다면, 이 이야기는 구성면에서는 상당히 단순한 추리소설이다. 뭐랄까, 굳이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누가 범인인지를 대충 알 수 있다고나 할까. 그런데 여러 재미있는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 인물들간의 사건이나 심리묘사에도 비중을 두어서 추리소설의 형체를 입고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섬세하다는 느낌이다. 이런게 프랑스 추리소설의 재미일까.. (라고는 하지만 모리스 르블랑 외에는 프랑스 추리소설은 거의 안읽어본듯) 어쨌든 애거서 크리스티나 그 외 전통적인 추리소설을 선호하는 독자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열 번 이상 나왔다고 생각되는 '수렁에 빠진' 이라는 표현이 불어를 안다면 더 재미있게 느껴질 것 같은데, 어차피 불어는 모르고, 아쉬운대로 한국어의 어감도 맘에 들어서 가끔 사용해볼까 한다. 스스로 수렁에서 멀지 않다고 생각해서 더 재미있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ㅁ-